왜 자비를 구하지 않는걸까?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
유시 아들렌 올센

활동하는 커뮤니티에 소소한 이벤트가 있었는데 그때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 책을 소개 받게 되었습니다.
 근데 읽어보니 정말 좋은 책이더군요. ^^ 참 저는 앞장에 저자의 싸인이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모든 책에 있는 것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얼마전 클래지콰이 신보에도 싸인이 있어서 방긋방긋 웃었는데 이번에도 있어서 왠지 작가에 대한 호감도가 살며시 올랐네요.

 살인 사건 전담반에서 미결 사건 특별 수사반으로 밀려난 수사관 칼이 5년 전 사라진 여성 정치인의 실종 사건을 재수사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이다. 특이하게도 2002년 피해자의 상황과 2007년 수사관의 상황이 역으로 맞물리면서 점점 그 간극을 좁혀 가고, 그와 함께 두 가지 다른 시선이 어우러지며 팽팽한 구도를 이어 간다.
낯설고 격리된 공간에 내팽개쳐진 여자는 손끝에 피가 맺힐 때까지 미끄러운 벽을 긁어 대지만, 두꺼운 유리창과 묵직한 철문만이 여자를 두려움 속으로 몰아넣을 뿐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것은 인체 실험을 방불케 하는 범인들의 고문이다. 일 년 동안 계속되는 칠흑 같은 어두움과 다시 일 년 동안 계속되는 대낮 같은 밝음은 여자를 극한의 상태로 몰고 간다.
고문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 굳게 닫힌 공간을 육중하게 내리누르는 공기의 압력은 점점 위력을 더해 가며 여자의 폐와 신체 조직을 조금씩 조금씩 으스러뜨린다. 여자는 이곳에서 한없이 무력하지만 어떻게든 스스로를 지켜야만 한다고 다짐한다.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도 여자는 결코 싸움을 포기하지 않는다. 과연 여자는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알라딘 제공 책소개

 일단 출판사 제공은 너무도 적나라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 어느 쪽을 해야할까 고민도 했습니다만 일단 책소개를 가져왔습니다. 이게 제일 줄거리 요약에는 좋을 것 같아서요.
 이 소설의 좋은 점은 등장인물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하나하나 세어보면은 적은 것은 아닌데요. 사실상 활동하고 중요한 포인트가 되는 인물은 몇명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죽은 사람으로 사건의 진상으로 가는 이정표 역할만 하는 사람도 많고요. 그리고 인물의 특징이 하도 확실해서 이사람이 저사람 같고 저사람이 이사람 같은 그런 것은 적습니다. 그래서 앞표지를 들추어 가면서 읽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 같았어요.

 그리고 초반에는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서 굉장히 무기력해진 칼 뫼르크는 염세적이고 무언가 진흙에 빠졌다가 나온 사람처럼 무겁고 상태가 좋지는 않았습니다. 정말 이사람은 지쳤구나 싶었고 그의 주변 형사들과 상사가 얼마나 그를 꺼려하는지 알게 되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죠.
 처음에는 화가 나서 의욕을 보였지만 나중에는 정말 수사를 위해서 달라가는 모습이 참 이사람은 천상 형사로구나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습니다. 게다가 의붓아들에게 은근히 쩔쩔매는 모습이나 아랫층 세입자와 지내는 모습도 좋았고요. 그리고 조수 아사드는 정말 매력적이지만 약간은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성격도 좋고 청소나 일도 잘하고 머리도 확확 굴러가기도 하는 것도 참 좋았고요. 무엇보다 칼이 이상한 가십지에 시달렸을때의 평가는 정말 웃으면서 보았습니다. 기발나기는 했었죠. ^^

 왜 어째서를 향해가는 소설입니다만 솔직히 중반쯤에서는 혹시나 이것 때문에 하는 일이 있었는데 그것이 맞아서 기분이 묘하더군요. 유추할 수 있다는 것은 좋았지만 너무 범인이 시시하게 느껴지더군요.
 성인이 되지 못한 어린아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개인이 극복해야하는 것을 타인에게 전가를 했다는 기분을 버릴 수 없었습니다.
 뒷표지에 써있고 그곳에 처음 갇혔을 때 했던
 “조용히 해, 널 죽이려는 게 아니니까. 오히려 너에게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않을 기회를 주는 거야. 질문에 대답만 해. 우리가 왜 널 여기에 가두고 있을까?”
 말은 솔직히 거짓말이였음을 보면서 확신을 하게 됩니다. 악화시키지 않을 기회? 그런 것 때문에 가두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말도 안되는 말이죠.
 
 메레테 륑고르는 정말 자신의 의지로 해야한다는 것에 집착하는 것 같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어린시절 부모를 잃고 다친 동생을 데리고 살아가기 위해서 누구보다 강해져야했을 겁니다.
 부모를 잃고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생각보다는 좋게 살지는 않았을지도 모르고 의지를 할 사람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동생을 책임지고 동생과 행복하게 자신의 일을 하면서 열심히 살아가고자 노력한게 아닐까요?
 물질적인 풍요가 꼭 사람에게 행복만 주는 것이 아니니까요.
 자비를 구하지 않는 여자가 되기까지 과연 메레테는 얼마나 매섭게 열심히 살았던 걸까 싶기도 합니다.

 결말이 정말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 자유롭게 행복하게 주인공들이 앞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혼자 응원을 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이번 책은 소개해주신 분에게 감사하고 싶네요. 조금은 잔인하고 협오스럽달까 처절한 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그렇게 세밀한 묘사는 아니니까 나쁘지 않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

  역시 좋은 책은 좋은 거 같아요. 이 시리즈의 3편도 나와주면 좋겠습니다. 2편은 좀 평이 안좋더라고요. 3편 나오면 그떄 2편이랑 같이 사볼 생각입니다.
 그럼 다음 리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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