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게 흘러가는 꽃과 물

회귀천 정사 -앞표지는 알라딘에서 가져왔습니다.
회귀천 정사
렌죠 마키히코

갑자기 어딘가의 추천이 들어왔다고 해야하나 아님 그냥 나왔다고 하는 말에 그냥 그냥 샀다. 뭐 별 생각도 없이 미녀라는 소설도 이사람이던데 하면서 같이 샀고, 어제 몸이 좀 아픈 중에 읽을 책을 고민하다.
 같이 사는 친구에게 책 좀 골라봐라라고 했더니 이것을 떡하니 들고와서 한권을 또 다 읽고 자버렸다.
 가볍게 말하자면 이건 단편집이다. 자기 전에 읽기는 단편집이 제일 편하긴 하다. 그냥 끊어서 읽으면 되니까…

 읽으면서 내내 궁금한게 있었다. 사실 번역 소설은 원작의 문체를 잘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역자의 손으로 재 탄생되는 경우도 많고 잘하면 더 좋게 받아드려지는 경우도 있고 영 다르고 엉망으로 알 수 없는 컬트 소설이 되기도 한다. 후자에는 동서의 러브크래프트…..소설이 아주 좋은 예같다. 전혀 못 알아 먹을 것 같으니까….원래도 컬트적일지도 모른 것을 완벽 단편 컬트랄까 여튼 머리가 아픈 이야기다.
 그래서 번역 소설을 항상 읽는 나는 가끔 정말 이것이 좋게 혹은 작가의 문장을 잘 살린 걸까? 하는 의문을 생각한다. 하지만 난 일어를 잘 못해 뭐라 할 말은 없지만…그저 그렇다는 것이다.

 이소설은 표지는 두꺼운 반양장쯤 인가 양장인가 여튼 그렇고 반질 반질하게 인쇄 되어져 왠지 감이 좋은 표지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감이 읽는 내내 책이 좋은 기분이라서 난 마음에 들었다.
 역시 반질 거리는 게 좋은 거다. 다만 그덕분에 띠지를 하고 읽으면 어느새 띠지는 아래로 내려 와있어, 좀 불편할지도 모른다.

1. 등나무 향기
 결국 살인을 왜 한 것인가는 정말 중요한 문제가 되는 것 같다. 그리고 과거 일본의 정서인지 모르겠지만 아름답게 써진 소설에서 첩이라던가 아내가 있으면서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는 던가가 꽤 아름답고 잔잔하게 이야기 되는데 이거 내 입장에서는 불편했다.
 솔직히 사랑이 식는다. 나도 그것은 알고 있지만 이렇게 아름답고 잔잔하게 풀어가다니 왠지 아수라장의 문체보다 이쪽이 더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허허허
 여튼 나름 끔찍한 살인 사건이라고 하는데 겨우 심장에 칼을 꼽고 신분을 알아보지 못하게 얼굴을 마구 엉망으로 만든 것 정도이다….현대에서는 이정도는 별로….일 것 같다.
 일본은 지문을 거의 채취하지 않으니까 이런 일도 가능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시체의 신분을 못 알아보는 일 없겠지 손가락도 처리해야한다….이런 이야기는 이거 리뷰랑은 안 맞으니 이정도로 하자.
 살인범이 바란 것은 시체의 신분이 안 알려지는 것과 누군가의 행복이었다는것이 참 좋았다.

2. 도라지꽃 피는 집
 결말이 제일 충격적이 었다고 해야겠다. 하도 자신이 없는 얼굴을 가진 사람이라서 오히려 그쪽은 생각도 안했다. 진실은 그러라는 법이 없는데 말이다. 다만 불쌍한 것은 역시 돈에 팔린 여성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방법이 없으니까 그러니까 그렇게라도 보고 싶었다는 것은 너무도 불쌍하고 처량했다.
 사실 찾아가지만 않았어도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났을 것이다. 혹은 한번이라도 자신을 가지고 보았으면 다른 것도 보였을 것이다.
 역시 서부른 친절은 좋을 것이 없는 것이다. 친절이라는 것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때 부려야하는 것 같았다.

3. 오동나무 관(棺)
 결국 엇나가버렸다. 둘다 방법이 달랐고 생각이 달랐고 정말 좋은 결과도 있었을 것이다. 분명히.
 좀더 좋은 방법을 생각하고 좋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방법보다 엇나감을 선택한 것은 안타까웠다. 그래서 이렇게 해야한다라는 것은 어쩐지 쓸쓸했다.
 전쟁의 시대의 이야기였다고 생각하는데 결국 여자도 남자도 구원되었기를 바란다.
 죽음으로 구원되는 것이 있는지 모르겠지만….다른 사람도 구원되었기를…라고 하니 왠지 종교계의 말 같다.

4.흰 연꽃 사찰
 어린 시절의 강렬한 기억은 잊을 수가 없고, 사람의 마음은 솔직히 모르겠다. 관동지진의 시대가 걸쳐져있는 이야기로 죄를 가지고 있는 여자가 진정한 죄를 만들어서 지킬려는 슬픈 이야기였다.
 나는 회귀천 정사보다 이것이 더 마음에 남았다. 정확히 이런 진심이 있을지 의문이 생겼다는 쪽이 맞겠지만…
정말 슬프게도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사랑하는 사람의 더러운 피를 지키고 싶다라는 마음.
그래서 극락도 포기하고 모든 것을 뭍어버릴려는 마음. 그러나 다르게 좋게 살아주길 바라는 그런 마음….
결국 주인공은 진실을 알고 말았지만…그래도 어머니의 사랑은 확실하게 더 잘 알았으니 좋은 일 아닐까 그냥 그렇게 가볍게 생각해본다.

5. 회귀천 정사
표제작이자 찬사가 있다는 그 휘귀천 정사이다. 제일 추리 소설이라고 하기에 맞는 기분이지만 너무 서정적이라서 과연 추리일까 아닐까는 의문이 들었다.
 추리보다는 추적소설의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결국 천재는 천재였고 그 천재로써의 자신을 만든다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이었을 것이다.
 거짓으로 자신은 그런 사람이라고 만들고 거짓으로 사랑을 하고 거짓으로 없던 사실을 사실로 만들고 어렵다.
 결국 다 거짓일 뿐이라는 결말은 왠지 씁쓸하고 무섭기까지 하더라…아 이거 강력 네타가 되었네 미안하다.
 여튼 대단한 사람이다…..천재는 만들어 지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이 들었다.

 서정적이다….라고 해야할지 아닐지는 사실 난 모르겠다. 그냥 자연스럽고 조용하게 흘러가는 기분의 글어었고 소설이었다고만 하고 싶다.
 쉽게 그리고 조용하게 읽을 수 있는 소설 같아 추천을 해보지만 뭔가 갑자기 진상이 들어날때의 힘을 가지고도 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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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댓글

  1. 나도 한국 소설은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는데 확실히 변역체와는 다르고 좀더 화려하다는 느낌을 받았어. 교과서에 있는 단편 소설 몇편만 읽어봐도 한글만의 표현력을 잘 살린 것이 많아. 그런의미에서 원서 자체를 읽는 것을 추천해. 번역을 해서 읽으면 번역자에 의해 많이 글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지니 말이야.

    1. 이거 일본 소설이지. 의문이 들었던 이유는 솔직히 말해서 문체가 잘 흘러가고 조용하면서 부드러웠어.
      굉장히 화려하지는 않았다는 것이야. 정말 어떤 걸까?
      원래 작품의 기분을 알고 싶어졌던 소설이었어. 여튼 원서를 읽기는 정말 힘들고 그러니까 일어공부를 죽어라 해야하는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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